안녕하세요 오늘은 요즘 핫한 영화 기생충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인데요

황금종려상은 칸 영화제에서 가장 의미있는 상이기도 하다네요.

우선 이 게시물은 영화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아직 보지않으신 분들은

영화 감상후 보시길 바랍니다!!

1.계단,상승과 하강의 이미지

카메라 앵글이 기택네 집을 비출때는 위에서 아래로 하강, 박사장네 집을 그릴때는 아래에서 위 상승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박사장네 집을 올라가는 언덕도 상승,대문을 넘어 집까지 가는 계단도 상승이죠. 심지어 집안에서도 계단을 오르는 장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박사장네 집에서 도망나오고 집으로 들어가는 기택네 가족을 묘사할때 언덕을 내려가고 터널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죠. 하강의 이미지가 많이 나옵니다. 이것은 상류층과 하류층의 수직적 구조를 아주 잘 표현한 봉감독의 스킬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2.수석

영화 초반에 민혁(박서준)은 기우에게 수석을 전해줍니다. 그 후 기우는 수석을 애지중지하며 닦기도 하고 집이 침수되었을때 귀중한 물건을 다들 챙겨갈때 기우는 수석을 들고 나옵니다. 그러면서 말하죠 수석이 자꾸 자기에게 들러 붙는다고.

기우는 또한 수석을 준 민혁이 되고싶어 하기도 합니다. 민혁이 좋아했던 다혜(박사장 딸)와 연애를 하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다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민혁이 했던 그 말을 그대로 하기도 합니다.(다혜가 수능이 끝나면 정식으로 교제를 할거라는 말). 거기다 박 사장네 집을 빠져나와 집으로 가던 중 민혁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면서 고민하기도 하죠.

민혁은 명문대를 나온 학생입니다. 자기가 연기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인 것이죠. 여기에 수석은 기우가 상류층이 되고싶어하는 욕망, 허영심을 상징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3.벌레(기생충)

영화 속에는 벌레와 벌레를 암시하는듯한 장면들이 여럿 나옵니다.

영화 초반에는 곱등이가 등장하고 기택이 이를 손가락으로 쳐내죠. 곱등이는 기생충 연가시에게 희생당하는 대표적인 곤충입니다.이는 박사장네 집에 기생하게 될 기택네 가족을 암시하는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또한 소독차가 소독약을 뿌리자 마침 잘됐다고 이참에 곱등이 박멸시키자고 소독약을 집에다가 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식탁에 숨어있던 기택은 무전으로 박 사장이 깨게되고 작은 빛이 비추자 빛을 피해 숨죽여 숨어있습니다. 이는 바퀴벌레 같은 모습이죠. 

폭우로 인해 집이 잠기고 한없이 약한 모습들이 보이는 것은 물에 약한 벌레들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이처럼 영화 곳곳에 벌레로 연상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4.맥주의 변화

처음에 민혁(박서준)이 놀러왔을때 기우네 가족은 가장 저렴한 맥주인 필라이트에 과자를 먹고 있습니다.

그 후 가족들이 모두 박 사장네 집에 잠입한 후에는 수입맥주인 삿뽀로와 함께 고기를 굽고 있죠.

마지막으로 박 사장네 가족이 캠핑을 갔을때에는 양주를 따기도 합니다. 기호식품인 술을 통해 그들의 생활이 점점 나아짐을 잘 보여주는 모습들입니다.

5.냄새

박 사장네 집에 잠입한 기택네 가족은 겉모습을 열심히 가꿉니다. 기택은 양복을 입고 충숙은 프리미엄 가정부답게 머리도 하고 옷도 갖추고 기우와 기정역시 고급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박 사장의 아들인 다송은 기택과 충숙에게 같은 냄새가 난다고 말하기도 하고 박 사장과 연교도 기택에게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쾌쾌한 냄새가 난다고 그 냄새는 선을 넘었다고 하기도 합니다. 기택은 박 사장이 근세(지하실 남자)에게 자신을 대하던 냄새나서 코를 틀어막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그와 같은 취급을 한다는 것을 느끼고 충동적으로 살인까지 저질러 버리죠. 그 냄새는 지하의 냄새. 지하실의 곰팡이같은 냄새죠. 냄새는 겉모습을 바꾸고 사기를 치지만 결국 근본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낙인과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6.모스부호

근세(지하실 남자)는 박 사장이 오고갈때마다 맞춰서 불을 켜고 꺼주기도 하고 이를 모스부호로 신호를 보내기도 합니다.

문광이 죽을때 살려달라고 죽을힘을 다해 모스부호를 보내기도 하죠. 또한 마지막에 기택이 지하실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에도 모스부호로 아들인 기우에게 너는 이것을 볼수도 있을것 같다고 보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스부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박 사장의 아들 다송이죠. 하지만 그와 나머지에겐 의미가 남다릅니다.

하층민들(지하실 사람)들에겐 이것이 유일한 통신수단이지만 다송에겐 그저 한낱 가지고 놀다가 잠들 놀잇감일뿐입니다.근세에겐 살려달라는 구호요청이었지만 말이죠.. 또한 help me를 잘못 해석해서 의미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하지만 기우는 멀리서도 기택의 모스부호를 잘 알아채죠. 이는 상류층은 이해할 수 없는 하류층만 이해할수 있는 것들이라고 보입니다!

7.북한말투

영화중간에 문광(전 가정부)부부와 기택네 가족이 대치되고 문광이 약점을 잡아 제압한 상황에서 북한말투를 따라합니다. 너무 잘 따라해서 북한 간첩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죠. 많은 관객들이 그저 웃고 넘겼겠지만 저는 이것또한 하나의 함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하실 남자인 근세는 지하실에서 자유를 잃고 살아가지만 자신이 마치 원래 지하실에서 태어나 살아왔다고 느껴진다고 말하며 그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모습을 보여주죠. 자신의 집의 실질적 주인인 박사장을 무한 신봉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돈에 따른자본주의와  북한의사회주의를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8.~같지 않은 ~

영화내내 기택네 가족은 ~인척을 합니다. 기우는 명문대 나온 학생인 '척' 연기하고 또 연교(조여정)가 첫 과외를 참관하자 강한 카리스마의 과외 선생님인 '척'을 또 하죠.

기정 역시 제시카인'척' 외국 유명 대학교를 나온 미술선생님인'척' 연기를 하고 기택은 몇십년동안 부잣집들의 운전기사를 해온 '척', 충숙또한 프리미엄 가정부인 '척'을 하죠.

하지만 그것은 결국 본질이 될 수 없습니다. 그 후 마지막에 깨어난 기우는 형사같지 않은 형사와 의사같지 않은 의사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는 ~인척을 해오던 기우가 그 곳을 벗어났음을 보여주는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형사같지 않지만 형사였고 의사같지 않지만 의사입니다. 하지만 기우네 가족은 전부 ~같았지만 ~가 될 수는 없었던 아이러니함이죠.

9.폭우

영화 중반부에 폭우가 쏟아집니다. 박 사장네 가족이 오기전부터 비는 쏟아지죠. 박 사장네 집에서 창문 너머로 바라본 비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고 평화로웠죠. 하지만 박 사장네 집에서 나와 본래의 집으로 돌아가면서 폭우때문에 침수되어 힘들어하는 기택네 주민들이 나오고 반지하인 기택네 집은 완전히 잠겨 버렸죠. 그래서 반지하에 살던 사람들은 비상대피소에서 다같이 모여자야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반면 박사장의 아들 다송은 방수되는 미제텐트안에서 비 걱정없이 잠에 듭니다. 더군다나 다음 날 연교(조여정)은 전화통화를 하면서 오히려 미세먼지 없이 맑아졌다고 좋아하기도 하죠.

이처럼 박사장 네 가족(상류층)과 기택네 가족과 대피소로 피한 사람들(하류층)의 모습이 너무나도 대비되어 보여집니다.

10.계획

영화에서는 유독 계획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 기우가 박사장네 과외를 하러 가자 기택은 "이야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고 말하기도 하고 기택네 가족이 박사장네 집에서 파티를 하고 있을때 가정부가 찾아오자 기우는 "이건 계획에 없던건데?"라고 하기도 하죠. 기택네 가족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집으로 돌아가다 기정은 어떻게 할 계획이냐고 묻자 기택은 계획이 있다면서 우선 대피소까지 피신합니다. 그 다음 하는말은 무계획이 계획이다. 계획한 일은 반드시 틀어지게 되어있다면서 계획하지 않아야 계획이 안틀어질수 있다고 말하죠.

또한 영화 마지막에 기우는 자기가 그 집을 사서 아버지는 계단만 올라오시면 된다고 계획을 세우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계획입니다. 그리고 기정이 계획이 뭐냐고 몰아세우는 장면에서 기우는 "민혁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고 묻자 기정은 "민혁오빠였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았지!"라는 말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영화에서 계획은 하류층이 상류층에게 빌붙기 위한 혹은 상류층이 되기 위한 수단같은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명문대학을 다니고 유학까지 가는 민혁에게 계획은 필요하지도 계획이 틀어질 걱정을 하지도 않겠죠. 하지만 기택이 말한 것처럼 계획은 분명히 틀어지게 되어있다고 말하는 것은 하류층의 넘을 수 없는 벽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11.화장실과 창 밖

기택네 집에서 제일 높은 곳이 화장실입니다. 그중에서도 변기가 제일 높죠. 기택네 집에서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조차 불편을 감소해야 합니다. 하지만 박사장네 욕실에는 욕조와 티비도 있어 대비되는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기택네 창 밖은 소독차가 지나가거나 혹은 술취한 취객이 노상방뇨나 해대는 모습만 볼 수 있을 뿐이지만 박사장네 창밖은 햇빛이 넓게 내리쬐는 심지어 비가 올때 마저도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이처럼 영화에서 창밖과 화장실은 박 사장네와 기택네의 신분 차이를 보여주는 더없이 좋은 요소입니다.

그 외에도 간단하게 아들 다송이 그린 자화상은 사실 어릴적 본 트라우마인 지하실 남자 근세를 그린 것이다, 다송은 인디언을 흉내내지만 인디언 놀이를 할 때 결국 인디언을 밀어낸 미국제품인 미제를 쓴다등 더 많은 해석들도 있습니다. 

기생충은 더 좋은 숙주한테 기생할 순 있어도 숙주 그 자체는 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지하실 가족과 기택네 가족은 박 사장네를 밀어내고 자기네가 숙주가 되는것이 아닌  서로가 기생을 온전히 하기위해 하층민끼리 서로 싸웁니다.

이 영화는 시작후 초 중반은 웃고 즐길 수 있는 블랙코미디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서스펜스영화이자 스릴러가 됩니다. 장르가 반전되는 것이죠. 그저 웃고 넘기기만 할 영화가 아니라 봉 감독의 의도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같습니다. 얼마나 재밌고 좋은 영화인지 평점이 말해주는거 같네요ㅎㅎ 그럼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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